왼손잡이 사사, 에훗
사사기 3장 12-30절
왼손잡이 사사, 에훗
사사기 3장 12-30절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지키셨고 가나안 족속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말씀을 잊고 가나안의 죄악을 좇아갈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향한 손을 거두셨고, 이스라엘이 죄와 타협하며 남겨두었던 가나안 족속들은 그들을 향한 심판의 칼이 되었습니다. 고통 속에 비로소 하나님을 기억하고 부르짖었을 때,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사람 사사를 세우셨고 이스라엘을 구하셨습니다. 사사가 사는 동안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평안을 누릴 수 있었지요. 오늘 사사 에훗의 이야기 역시 이러한 사사 시대의 죄악과 회복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또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니라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므로 여호와께서 모압 왕 에글론을 강성하게 하사 그들을 대적하게 하시매” 사사기 3장 12절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 악을 행하였습니다. 그들은 가나안의 거짓 우상들을 숭배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였습니다. 그 결과 온갖 도덕적인 타락이 이어졌지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지키시던 손을 놓으셨고, 그들의 죄를 벌하셨습니다. 이때 하나님께서 사용하셨던 이들은 모압 족속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모세의 인도 아래 광야를 지날 때 이미 물리쳤던 모압 족속이 어느새 강성해져 가나안 땅의 이스라엘을 공격했던 것입니다. 모압 왕 에글론의 가혹한 통치 아래 이스라엘은 열여덟 해 동안 고통받았습니다. 나름대로 모압을 몰아내기 위한 온갖 노력과 시도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믿고 따르던 우상들에게 절하며 도움을 구하기도 했겠지요. 그러나 모든 시도가 실패로 끝나고 도무지 길을 찾을 수 없는 절망에 부딪혔을 때에야 비로소 내 아버지의 하나님,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을 기억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부르짖었지요. 집을 나간 탕자가 자신의 유흥과 쾌락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날려버리고 난 후에야 아버지를 찾아 돌아왔던 것처럼 염치없는 짓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진실한 외침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께서 우리가 돌아오기를, 우리가 주께 부르짖어 기도하기를 기다리십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한 구원자를 세우셨으니 그는 곧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왼손잡이 에훗이라 이스라엘 자손이 그를 통하여 모압 왕 에글론에게 공물을 바칠 때에” 사사기 3장 15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구하기 위해 세우신 사람은 베냐민 지파 사람 에훗이었습니다.
한 사람을 설명할 때 덧붙일 수 있는 여러 표현들이 있습니다. 특히나 자신의 민족을 위기에서 구한 영웅이라면 제법 멋진 수식어가 붙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혜로운 에훗, 용맹한 에훗, 성실했던 에훗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오늘 성경에서 에훗을 설명하는 말은 한 마디, “왼손잡이”입니다.
에훗은 날 때부터 왼손잡이였을 수도 있고, 사고로 인해 오른손을 제대로 못 쓰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간에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서 ‘왼손잡이’라는 것이 좋을 것은 없었습니다. 에훗이 칼을 숨겨 모압 왕 앞에 설 수 있었던 것도 왼손잡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최고 권력자 앞에 아무나 설 수는 없습니다. 하물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위험한 자를 세울 리도 없지요. 모압 왕이 보기에 에훗은 위협이 되지 않는, 한 마디로 ‘제깟 것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어’라 생각되었던 분명한 약점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 오만함을 틈타 에훗은 바로 그 왼손으로 모압 왕 에글론을 암살하였습니다. 이후 그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 모압과 맞서 싸웠습니다. 요단 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와 있던 모압 군대를 모두 물리쳤고, 이후 80년 동안 긴 평안의 시대 동안 이스라엘을 이끌었습니다.
“그들에게 이르되 나를 따르라 여호와께서 너희의 원수들인 모압을 너희의 손에 넘겨 주셨느니라 하매 무리가 에훗을 따라 내려가 모압 맞은편 요단 강 나루를 장악하여 한 사람도 건너지 못하게 하였고” 사사기 3장 28절
18년 동안이나 모압에게 지배당하며 무력했던 이스라엘을 하나로 모았던 에훗의 외침은 “나를 따르라 여호와께서 너희의 원수들인 모압을 너희의 손에 넘겨 주셨느니라”였습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부르짖을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이기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위해 쓰임 받은 한 사람은 대단할 것 없던, 아니 오히려 약하다고 무시받던 에훗이었습니다.
세상의 질서 아래 살다 보면 어느새 우리 삶의 기준도 세상을 좇아 세워집니다. 나도 모르게 그저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 기준대로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일을 행하려 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 생각 같아서는 한 민족을 구원할 영웅은 무엇인가 대단하고 특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큰일은 나와는 다른 위대한 누군가를 통해 이루어질 것 같지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왼손잡이 에훗, 목동이었던 삼갈을 사사로 부르셨고, 그들을 통해 이스라엘을 구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약함이 세상의 강함을 이깁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좇아 살아가는 삶의 순간, 혹여라도 나의 기준대로 섣불리 실망하고, 먼저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 스스로 이겨서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부족하고 약할지라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주님의 길을 따를 때, 하나님께서 약한 나를 강하게 하시고, 부족한 나를 완전하게 채우실 것을 믿습니다. 싸워 이기는 것이 먼저가 아닙니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순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가나안에서 이스라엘을 통해 보이신 이 분명한 하나님의 뜻을 기억하는 하루, 오늘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기에 강하고 담대한 우리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