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날개 아래에서
룻기 2장 1-23절
주님의 날개 아래에서
룻기 2장 1-23절
믿음으로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를 따라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 가나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삶이 한순간에 나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순간부터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마 모든 사람이 앞다투어 예수를 믿겠다고 나설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간구 가운데 역사하시며 삶의 문제를 해결하십니다. 그럼에도 당장의 문제가 풀리는 것이 곧 영원한 생명의 구원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기적을 경험하고도 예수님을 믿지 못했던 무리는 눈앞의 문제는 해결했을지라도 참된 구원은 얻지 못하였습니다. 오늘의 문제가 내일의 또 다른 문제로 바뀌었을 뿐이지요. 믿음은 내 욕심대로 하나님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완전하신 뜻에 나를 맡기는 것입니다.
고향 유다 땅으로 돌아왔지만 나오미와 룻에게는 여전히 가진 것도, 의지할 이도 없었습니다. 당장 먹고살기 위해 두 사람은 움직여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습니다. 마침 보리 추수가 시작될 때였기에 룻은 밭으로 나갔습니다. 추수하고 바닥에 떨어진 이삭을 주워 먹을거리를 구하려 한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산다'는 말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하나님께서 내 입에 먹을 것을 넣어 주신다는 뜻으로 오해합니다. 물론 그런 특별한 은혜의 수단을 사용하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경우,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은혜의 자리로 나아가도록 움직이게 하십니다. 다만 룻이 나아간 밭은 제 밭이 아니었습니다. 밭 주인이 한 줌의 이삭도 남기지 않거나 떨어진 이삭마저 제 것이라며 내친다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은혜에 기대어 살고자 나선 것입니다. 룻과 같은 이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명령하셨습니다.
"너희가 너희의 땅에서 곡식을 거둘 때에 너는 밭 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고 네 떨어진 이삭도 줍지 말며 네 포도원의 열매를 다 따지 말며 네 포도원에 떨어진 열매도 줍지 말고 가난한 사람과 거류민을 위하여 버려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레위기 19장 9-10절)
하나님께서 명령하셨지만 모든 사람이 그 말씀에 순종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방 여인이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에 들어와 산다는 것만으로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몸은 몸대로 고생해야 했고, 마음은 마음대로 괴로움을 견뎌야 했습니다. 지금의 어려움이 싫었다면 모압에 남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룻은 나오미의 하나님을 내 하나님이라 고백하였습니다. 룻이 선택한 길은 좁은 길, 고난의 길이었지요. 그러나 믿음으로 내게 맡기신 십자가를 지고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십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계획과 계산대로 잘 살아 보려 하지만 결국 부질없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흩으시면 허물어집니다. 오직 주께 맡기고 믿음으로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책임지시고 인도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룻을 위해 예비하신 사람은 보아스였습니다. 룻이 이삭을 주우러 찾아간 밭이 바로 보아스의 밭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우연이라 하겠지만,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며 인도하심입니다. 추수가 한창일 때 자기 밭을 살피러 나온 보아스는 이삭을 줍는 한 여인을 보았고, 사환을 통해 그녀가 나오미를 따라 모압에서 온 룻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아스는 룻에게 은혜를 베풀었습니다. 여러 밭을 옮겨 다니지 말고 자기 밭에서 이삭을 줍도록 허락해 주었고, 혹여 쫓겨나지 않도록 미리 일꾼들에게 일러두었으며, 그들이 길어 온 물도 마시게 해 주었습니다. 룻에게는 큰 위로이자 도움이었습니다. 그녀 역시 그 이유가 궁금하여 묻습니다.
"룻이 엎드려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하며 그에게 이르되 나는 이방 여인이거늘 당신이 어찌하여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나를 돌보시나이까 하니" (룻기 2장 10절)
보아스가 답했습니다.
"네 남편이 죽은 후로 네가 시어머니에게 행한 모든 것과 네 부모와 고국을 떠나 전에 알지 못하던 백성에게로 온 일이 내게 분명히 알려졌느니라" (룻기 2장 11절)
룻이 시어머니를 향해 지켜 온 신실함이 뜻밖에도 보아스를 통해 갚아졌습니다. 이어지는 보아스의 말은 하나님께서 룻에게 주시는 위로이자 축복이었습니다.
"여호와께서 네가 행한 일에 보답하시기를 원하며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날개 아래에 보호를 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 (룻기 2장 12절)
보호가 필요한 어린 새에게 어미 새의 날개 아래는 뜨거운 햇살과 매서운 바람을 피하는 위로와 안식의 자리입니다. 룻이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왔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녀를 버려두지 않으셨습니다. 비록 당장은 가난과 굶주림으로 힘겨운 삶이었지만, 하나님께서 당신의 날개 아래 룻을 지키셨습니다. 은혜로 먹게 하셨고, 쉬게 하셨습니다. 룻에게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의 삶에도 은혜의 손을 펴십니다. 주님의 날개 아래 쉬게 하시고, 생명의 양식으로 먹이십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삶, 그렇게 오늘도 우리는 하나님의 축복 안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