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7. 21

하나님 없는 열심은 더 큰 죄를 낳는다

사사기 20장 1절 - 21장 25절

하나님 없는 열심은 더 큰 죄를 낳는다

사사기 20장 1절 - 21장 25절

오늘은 사사기 20장과 21장으로 사사기 말씀을 마무리합니다.

에브라임 산지로 향하던 레위인이 기브아에 머물던 밤, 불량배들로 인해 그의 첩이 죽었습니다. 레위인의 고발로 미스바에 모인 이스라엘 지도자들 앞에서 그가 증언했습니다. 분명 끔찍한 범죄였으나, 레위인은 자신의 잘못은 감추고 불량배들의 죄를 베냐민 지파 전체의 죄로 과장하며 갈등을 조장했습니다. 거짓 증언을 들은 이스라엘이 들고 일어나며 베냐민 지파와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순종하지 않으며 쌓여 온 죄악이 폭발한 사건이었기에, 이 전쟁에서 사사시대의 모든 문제가 드러납니다.

"...너희 중에 생긴 이 악행이 어찌 됨이냐 그런즉 이제 기브아 사람들 곧 그 불량배들을 우리에게 넘겨 주어서 우리가 그들을 죽여 이스라엘 중에서 악을 제거하여 버리게 하라 하나 베냐민 자손이 그들의 형제 이스라엘 자손의 말을 듣지 아니하고" 사사기 20장 13절

이스라엘은 기브아 사람들의 처벌을 요구했으나 베냐민 지파는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가나안에 들어올 때 지파를 초월해 하나였던 하나님의 백성 안에, 이스라엘보다 내 지파가 중요하다는 작은 민족주의가 자리 잡으며 정체성을 잃고 분열하게 된 것입니다. 이방 족속의 침략 앞에서는 연합하지 못하던 이스라엘이 형제 베냐민을 치기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세 차례의 전투 과정은 사사기 1장과 비교됩니다. 가나안 족속과 싸우러 나갈 때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우리 가운데 누가 먼저 올라가서 가나안 족속과 싸우리이까" 사사기 1장 1절
"...유다가 올라갈지니라 보라 내가 이 땅을 그의 손에 넘겨 주었노라 하시니라" 사사기 1장 2절

말씀대로 순종했던 이스라엘이 승리했습니다.

이번에도 하나님께 물었으나 상대는 이스라엘에 속한 베냐민 지파였으니, 질문부터가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이미 자기 눈에 좋은 대로 싸우기로 결정했기에, 어느 지파가 앞장설지만 물었습니다. 순종이 아니라 하나님을 이용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유다가 먼저 가라' 하셨을 뿐 승리의 약속은 없었고, 전력으로만 보면 결코 질 수 없는 싸움에서 이스라엘은 대패했습니다. 전열을 가다듬은 이스라엘이 이번에는 "형제 베냐민"과 싸우리이까 묻습니다. 형제임을 기억했으나 잘못은 여전히 알지 못한 채 나선 전투에서 그들은 다시 한 번 크게 패했습니다. 연이은 패배 후에야 비로소 이스라엘은 눈물로 금식하며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고 "싸워야 할까요, 멈추어야 할까요" 온전히 하나님의 뜻을 묻습니다. 하나님께서 악한 베냐민을 지키셨던 것이 아니라, 베냐민의 죄를 이스라엘의 죄로 덮지 않으려 하셨던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올라가라 내일은 내가 그를 네 손에 넘겨 주리라 하시는지라" 사사기 20장 28절

하니님의 말씀을 따라 매복 작전에 나섰던 이스라엘이 전투에서 승리했으나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베냐민의 군사 뿐만 아니라 온 성읍과 가축과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불살랐습니다. 가나안 족속의 죄는 두려워 피하던 이스라엘이 형제에게는 지독하리만큼 냉정하게 보복했던 것입니다. 보복한 이스라엘도, 죄악을 옹호한 베냐민도 모두 심판의 대상이었습니다. 각자 자기 눈에 옳은 대로 행한 결과, 아무도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의 형제 베냐민을 위하여 뉘우쳐 이르되 오늘 이스라엘 중에 한 지파가 끊어졌도다" 사사기 21장 6절

광기가 지나간 후에야 비참한 결과가 보였습니다. 베냐민은 거의 몰살당하고 림몬 바위에 숨은 남자 600명만 남았습니다. 한 여인에게 저지른 죄악을 벌하겠다던 전쟁이 한 지파를 멸족의 위기로 몰아넣었습니다. 이스라엘의 다른 지파들은 뒤늦게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베냐민 지파의 남은 남자들에게 각자의 지파에 속한 여인을 아내로 주어 베냐민을 지키려 했으나, 앞서 미스바에서 행하였던 맹세, 곧 딸을 베냐민에게 주지 않겠다던 맹세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입다의 서원을 떠올리게 합니다. 잘못된 맹세라면 회개하고 돌이켜야 했으나, 그들은 잘못이 없다는 듯 행동하며 오히려 하나님께 책임을 묻습니다.

"이르되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어찌하여 이스라엘에 이런 일이 생겨서 오늘 이스라엘 중에 한 지파가 없어지게 하시나이까 하더니" 사사기 21장 3절

자신들의 계획을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고, 문제가 생기면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외치나 누구도 그분을 경외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다시 자기 눈에 좋은 대로 답을 찾습니다. 전쟁에 불참했다는 명분으로 야베스 길르앗을 습격해 사람들을 살해하고 여인 400명을 납치했습니다. 그래도 200명이 부족하자, 매년 실로의 축제 때 베냐민 남자들이 여인들을 납치하는 것을 묵인하고 가족들의 반발은 힘으로 막아주겠다 약속합니다. 말도 되지 않는 해결책을 던져 놓고 각기 돌아갑니다. 사사기의 마지막 말씀이 그 원인을 한마디로 정리합니다.

"그 때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사사기 21장 25절

이 모든 사태의 시작은 한 여인에게 가해진 끔찍한 성폭력과 죽음이었습니다. 심판을 외칠 때는 이스라엘이 정의의 군사인 것 같았으나, 그들의 분노는 거룩한 열심과 상관없이 감정을 따라 자기 눈에 좋은 대로 쏟아진 것이었습니다. 왕 되신 하나님을 믿지 않았던 이스라엘은 누군가를 판단할 능력도 자격도 없었고, 그들의 행동은 죄악을 확대 재생산했을 뿐입니다. 이것이 하나님 없는 열심의 결과이며, 스스로 의로웠던 이스라엘의 실패입니다. 사사들의 실패는 곧 이스라엘 전체의 실패였습니다.

우리의 삶도, 가정도, 교회도 언제든 이 죄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 없이 내 눈에 좋은 대로 움직이는 삶은 평안 없는 혼란과 고통으로 채워집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열심이 탐욕과 죄악으로 이어져 도리어 그들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내 눈에 옳은 대로 행하는 것은 하나님 보시기에 악이 됩니다. 사사시대의 슬픈 역사가 이 분명한 사실을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