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7. 24

내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게 하소서

시편 30편 1-12절

내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게 하소서

시편 30편 1-12절

이번 한 주, 우리는 룻의 이야기와 함께 걷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 곁에 시편 30편을 나란히 놓고 함께 읽으려 합니다.

당시의 풍습을 고려하면 아마도 십 대 소녀였을 룻은, 이스라엘에서 건너온 엘리멜렉의 아들과 결혼했습니다. 모압 소녀 룻이 바라던 삶은 화려하거나 거창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저 평범한 삶, 부부가 함께 자녀를 낳아 기르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평범하지만 평안한 삶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평범한 삶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룻에게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찾기 어려운 고난이 찾아왔습니다. 가정을 이루고 몇 해 지나지 않아 남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아버지는 결혼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고, 남편과 함께 집안을 책임지던 시형제 역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어지는 죽음 앞에서, 어쩌면 더 괴롭고 아픈 것은 남겨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기댈 사람도, 돌아갈 자리도 사라졌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같은 암울한 상황이었으나, 룻에게 남은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었습니다.

구약학자 월터 브루그만은 시편 30편을 감당할 수 없는 재난으로 인생의 길을 잃었던 한 사람이 다시 삶의 방향을 세우는 노래로 설명합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두 과부, 나오미와 룻이 모압을 떠나 이스라엘로 돌아갑니다. 모압에서 재난으로 방향을 잃었으나,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다시 삶의 방향을 찾으려 합니다. 그래서 시편 30편은 룻이 처한 자리에서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노래, 한 편의 기도처럼 들립니다.

"내가 형통할 때에 말하기를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하리라 하였도다" _시편 30편 6절

평범한 일상과 평안의 시간이 이어질 때 우리는 기뻐합니다. 형통의 때에 우리는 만족합니다. 그러나 만족은 이내 교만으로 이어집니다. 내 삶은 지금의 평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리라, 나는 영원히 흔들리지 않으리라 자신합니다. 굳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어느새 우리 마음속에 근거 없는 자신감이, 교만이 자리 잡습니다. 지금의 평안은 오롯이 내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닌데도, 마치 내가 다 이룬 것처럼 생각합니다. 어쩌면 믿음 안에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의 평안이 하나님의 은혜인 줄 알고 감사하면서도, 나는 주님 안에서 흔들리지 않으리라 말합니다. 그러나 고난이 닥쳐올 때, 하나님께서 은혜의 손을 거두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근심에 짓눌려 신음합니다.

"여호와여 내가 주께 부르짖고 여호와께 간구하기를" _시편 30편 8절

평안할 때 큰 소리로 외쳤던 말들이 아픔 가운데 힘을 잃습니다. 근거 없는 교만은 도리어 더 큰 괴로움의 이유가 됩니다. 하나님을 떠나지 않겠다던 자신감 넘치던 고백은 고난 앞에서 초라해집니다. 고난은 우리의 믿음이 어디에 뿌리내리고 있었는지를 드러냅니다. 바로 그 순간,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에 부딪히는 그 순간에 하나님을 향한 참된 믿음이 빛을 발합니다. 시인은 자신의 무너짐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하나님 앞에 들고 나아갑니다. 부르짖음은 믿음이 사라진 자리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만이 도우실 수 있음을 아는 사람에게서 터져 나오는 고백입니다.

"여호와여 들으시고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여호와여 나를 돕는 자가 되소서 하였나이다" _시편 30편 10절

이 부르짖음, 이 간구의 기도 가운데 시인은 나아갈 길을 찾았습니다. 길이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도 룻은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심을 믿었기에, 약속의 땅을 향한 믿음의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상황이 먼저 바뀐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붙드는 믿음이 먼저였고, 그 믿음의 걸음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부어졌습니다. 평안의 삶을 살 때에나 이해할 수 없는 고난에 부딪혔을 때에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믿음과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입니다.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 이는 잠잠하지 아니하고 내 영광으로 주를 찬송하게 하심이니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 _시편 30편 11-12절

슬픔을 변하여 춤이 되게 하시는 분은 우리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베옷을 벗기고 기쁨의 띠를 띠워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니 형통의 때에는 그 평안이 은혜인 줄 알아 겸손히 감사하고, 고난의 때에는 그 어둠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읍시다. 이것이 시편 30편의 시인이 발견한 은혜이며, 룻이 걸어간 믿음의 길입니다. 우리의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께 영원히 감사하는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