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6. 16

첫번째 사사, 옷니엘

사사기 3장 1-11절

첫번째 사사, 옷니엘

사사기 3장 1-11절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누구라도 기억은 완전하지도 영원하지도 않습니다. 기쁘고 행복한 기억들만 있다면 영원히 잊지 않는 것이 좋을겁니다. 하지만 인생을 살다보면 하루라도 빨리 잊어버리고 싶은 아프고 슬픈 기억들도 많습니다. 그러고 보면 '잊을 수 있다'라는 것 역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축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닷가 모래밭을 아무리 파헤쳐 놔도 시간이 흐르며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다 보면 어느새 할퀴어진 상처들을 모래로 다시 채우고 평평한 낯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망각은 위로이고 축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기억들도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 숨 쉬며 움직이기 위해서 심장이 멈추지 않고 뛰어야 하듯이 사람 답게 살아내기 위해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들이 있습니다.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 출애굽기 20장 2절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의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아브라함의 자손, 이스라엘을 기억하셨습니다. 그들을 노예 되었던 땅에서 구원하셨습니다. 시내산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시며,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때로 하나님을 배신하고 죄를 좇았으나 하나님께서 그들을 붙잡으시고 당신 앞으로 인도하셨습니다. 광야에서 그들을 지키셨고, 또한 약속대로 그들이 가나안에 있게 하셨습니다. 구원하신 하나님에 대한 기억, 이것은 이스라엘의 시작이며, 전부였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이 있었기에 그들은 이스라엘입니다. 결코 잊어서는 안될 기억입니다. 그러나 가나안에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하나님을 잊었습니다. 스스로 누구인지를 잊은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가나안의 모든 전쟁들을 알지 못한 이스라엘을 시험하려 하시며 이스라엘 자손의 세대 중에 아직 전쟁을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그것을 가르쳐 알게 하려 하사 남겨 두신 이방 민족들은" 사사기 3장 1-2절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스라엘. 너무나 아프고 슬픈 말입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구하신 일도, 광야에서 지키시고 인도하신 일도, 가나안에서 승리하게 하신 일도 경험하지 못했고, 알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잘못이지만 또한 그 부모 세대의 잘못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던 이들이 자신들의 하나님을 다음 세대에 전하지 못했습니다. 가나안에 들어와 하나님께 등을 돌리고 가나안 족속들의 죄악을 쫓아가느라 그들 스스로가 하나님을 잊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가정이, 우리의 교회가 믿음의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에 열심을 다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내가 믿음 안에 바로 설 때, 나의 자녀들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 설 수 있습니다. 어린 자녀들을 윽박 질러 그저 교회 안에 붙들어 두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온 삶을 다해 하나님 안에 산다면 자녀들에게는 나의 삶이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는 무엇보다 분명한 증거가 될 것입니다. 내가 세상의 성공을 전부로 알고 살아간다면 나의 자녀들은 이내 하나님을 잊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잊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자손은 가나안 족속과... 여부스 족속 가운데에 거주하면서 그들의 딸들을 맞아 아내로 삼으며 자기 딸들을 그들의 아들들에게 주고 또 그들의 신들을 섬겼더라" 사사기 3장 5-6절

하나님께서 가나안 족속들을, 죄의 무리들을 제하여 버리고 약속하신 땅 가나안에 거하라 명령하셨으나 불순종한 이스라엘은 오히려 가나안 족속들의 일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들과 결혼했고, 그들의 신을 섬겼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하나님의 원수가, 하나님의 심판의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죄악을 벌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벌하시는 회초리로 삼으신 것은 다름 아니라 그들이 불순종으로 남겨 놓은 가나안 족속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미워하시고 나를 때리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손을 거두실 때, 하나님께 등 돌리며 내가 쌓아온 죄악들이 나를 칩니다. 내 눈에 보기 좋아 쫓았던 죄가 나의 원수가 됩니다. 이스라엘의 실패가 우리에게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죄 가운데 머물 때, 결국 내가 죄로 인해 무너집니다. 지금 우리가 끊어내지 못하는, 그저 방치해두고 있는 죄악들이 끝내 우리를 찌르는 고통스러운 가시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7절 이하의 말씀에서 이스라엘의 첫 번째 사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가나안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악을 행하며 가나안의 신,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고 그들에게 절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의 손을 거두셨을 때, 이스라엘은 가나안 북쪽의 메소보다미아 지역의 왕이었던 구산 리사다임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됩니다. 이후 8년 동안 그들은 침략자에게 고통 받았습니다. 마침내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님께 부르짖었을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원하기 위한 구원자를 세우셨습니다. 유다 지파가 가나안 남부 지방을 차지할 때 앞장섰던 갈렙의 조카이자 사위였던 옷니엘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옷니엘에게 임하였고, 그는 전쟁에 나가 이스라엘을 구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구하신 것입니다. 침략자의 횡포는 이스라엘의 죄로 인한 고통의 가시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가시를 통해 이스라엘이 다시금 하나님을 찾도록 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이 죄에서 돌이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때, 그들의 외침에 답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버렸으나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변함없이 그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이 후 옷니엘이 이스라엘을 이끌던 40년 동안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순종하였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언제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주님 곁에 돌아오기를, 변함없이 머물기를 원하십니다. 지금 여러분이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주님 앞에 서 있다면 변함없이 그 축복의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하나님의 복된 말씀을 잊어버리는 어리석음을 피하시길 바랍니다. 한 편, 혹여라도 하나님을 잊고 세상을 좇아 살다 죄악의 고통에 부딪혔다면, 지금이라도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주께 돌아와야 합니다. 내 삶의 아픈 가시는 나를 죽이시려는 형벌이 아닙니다. 나를 살리기 위해, 죄로 인한 고난 가운데서라도 나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부르심을 붙잡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