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9. 29

당신에게도 바르실래가 있습니다

사무엘하 19장 16-39절

당신에게도 '바르실래'가 있습니다

사무엘하 19장 16-39절

압살롬의 죽음으로 반란이 진압되었습니다. 요단강을 건너 마하나임까지 도망쳤던 다윗이 예루살렘 왕궁으로 돌아옵니다. 사무엘하 19장은 이스라엘 왕의 자리를 지켜낸 다윗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동안 그의 앞에 섰던 여러 사람들에 대해 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 16절에서 39절까지 말씀에 등장하는 세 사람은 시므이와 므비보셋, 바르실래입니다.

"바후림에 있는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시므이가 급히 유다 사람과 함께 다윗 왕을 맞으러 내려올 때에" 사무엘하 19장 16절

예루살렘을 향해 행진하는 다윗 왕을 맞이 하기 위해 급히 달려온 사람 중 하나가 시므이였습니다. 아직 다윗이 요단강을 건너기도 전에 서둘러 찾아와 그 앞에 엎드려 절하였습니다. 이 모습만 보면 누구보다 다윗에게 충성했던 신하인가 싶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다윗 왕이 바후림에 이르매 거기서 사울의 친족 한 사람이 나오니 게라의 아들이요 이름은 시므이라 그가 나오면서 계속하여 저주하고 또 다윗과 다윗 왕의 모든 신하들을 향하여 돌을 던지니 그 때에 모든 백성과 용사들은 다 왕의 좌우에 있었더라" 사무엘하 16장 5-6절

압살롬의 반란군을 피해 다윗이 예루살렘을 떠나 도망칠 때, 그 앞에 시므이가 찾아 왔습니다. 그는 사울의 친척이었지요. 다윗이 힘이 있을 때는 두려워 숨어 있었던 시므이가 다윗이 반란군을 피해 도망치니 그 앞에 나타나 돌을 던지며 다윗을 욕하고 저주했던 것입니다. 다윗의 장군 아비새가 나서 당장 시므이를 죽이겠다 하였으나 다윗은 그를 막았습니다. 이 또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 곧 자신을 향한 벌이라 여기며 치욕을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다윗이 다시 이스라엘의 왕으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다 하니 시므이와 그가 속한 베냐민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날벼락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도망치는 다윗을 비웃고 저주하였으니 그가 돌아온다면 시므이와 베냐민 사람들을 용서할 리가 없다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다급히 달려가 엎드려 빌며 다윗의 용서를 구했습니다. 다윗은 그들의 잘못을 덮어 주었지요. 우리는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당장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만 보고 시므이와 같이 성급히 나섰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세상의 헛된 성공과 실패에 매달리지 말고 오직 날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주님의 뜻을 쫓아 나아갈 때, 길을 잃지 않고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낼 수 있습니다.

이어서 므비보셋이 다윗을 찾아 왔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와서 왕을 맞을 때에 왕이 그에게 물어 이르되 므비보셋이여 네가 어찌하여 나와 함께 가지 아니하였더냐 하니" 사무엘하 19장 25절

다리를 저는 므비보셋이 애써 찾아 왔건만 다윗 왕의 반응은 떨떠름했습니다. 여기에도 이유가 있었지요. 앞서 다윗이 도망치던 때, 므비보셋을 섬기던 시바가 그를 찾아 왔었습니다. 그는 선물을 바치면서 자신의 주인 므비보셋이 다윗 왕을 배신하였다 고발하였지요.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돕기 위해 찾아온 시바가 얼마나 고마웠을까요. 다윗은 므비보셋의 소유를 모두 시바에게 주겠다 말하였습니다. 그러니 이제 반란이 정리되고 난 후에야 찾아온 므비보셋이 좋아 보일리가 없지요. 당장이라도 므비보셋은 배신자라 외치고 처형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므비보셋은 오히려 자신이 시바에게 속아 여지껏 다윗에게 올 수 없었다 말합니다. 모든 일이 음모였다는 것입니다. 초라한 행색을 보니 거짓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므비보셋의 말만 믿을 수도 없었지요. 다윗은 시바에게 주었던 소유를 므비보셋과 반씩 나누라 명령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참 '사람이 이런 것인가' 싶습니다. 한 편에서 반란이 벌어져 죽고 죽이는 와중에도 남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거짓을 말하고 사기를 칩니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그저 나만 생각하고, 내 욕망만 채우려는 사람들, 다윗의 때나 지금 이 시대나 여전히 사람은 죄 가운데 살아갑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 아마도 많은 분들께 낯선 이름 바르실래입니다.

"길르앗 사람 바르실래가 왕이 요단을 건너가게 하려고 로글림에서 내려와 함께 요단에 이르니" 사무엘하 19장 31절

바르실래는 길르앗, 곧 요단 동편 땅에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이 도망쳐 온 곳이었지요. 큰 부자였던 바르실래는 반란군을 피해 도망쳐 온 다윗에게 한결같이 충성했고 변함 없는 지지를 보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겠다며 칼을 들고, 충성을 외치던 사람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배신합니다. 약하고 빈틈이 있어 보이니 사방에서 조롱하고 비웃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와중에 어떻게든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사람들도 있었지요. 온갖 사람들의 죄악 가운데 다윗은 슬프고 외로웠을 것입니다. 그 때, 변함없이 그의 곁을 지켰던 바르실래는 그야말로 하나님의 위로이고 은혜였지요. 다윗은 바르실래의 사랑을 잊지 않았습니다.

인생이 그런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죄악으로 인해 상처 받은 마음이 한 사람의 사랑으로 위로를 얻습니다.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 용기가 나지 않을 때에라도 하나님께서 내 곁에 두신 사람들, 나의 '바르실래'가 있기에 힘을 얻습니다. 사람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께서 저마다의 바르실래를 통해 당신의 사랑을, 은혜를 누리게 하십니다. 바라기는 우리의 교회가, 믿음의 공동체가 하나님 안에 함께 하는 우리 서로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을 전하는 바르실래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때로 알 수 없는 우울함과 외로움에 마음 아플 때에라도 나를 위해 기도하며 내 곁을 지켜주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